나만의 시각을 만들려면, 정보 소비용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합니다.

10:28 PM · Mar 1, 2026

https://x.com/geopolythink/status/2028100160887369747?s=20

남들과 다른 시각을 가지고, 무언가를 분석한다는 것은 인풋이 많아야합니다. 사건이 터지기 전에 축적해둔 인풋의 질과 폭이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인풋을 만드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오늘 아티클은 아래 글에서 파생되었습니다.


![](https://pbs.twimg.com/profile_images/2012370374391205888/xr3s4NOU_normal.jpg)
지오 @geopolythink

앞으로 전문가의 격차는 네러티브 세팅의 질과 속도와 독자적 정보 유통 인프라의 유무에 달려있습니다. 

양질의 정보를 얼마나 잘 고르고, 자기 네러티브에 맞게 재배열해서 의미 있는 의견으로 만들어내느냐. 그리고, 그 의견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 혹은 디시전 메이커들을 끌어올 수 있느냐. 이게 정말 중요해집니다. 원래도 중요했지만. 

그래서 독자적 정보 유통 인프라를 생성해야하는 이유. 좋은 정보를 더 먼저, 더 많이 받고, 소화해서 내 것으로 만든 후, SNS나 블로그 형태로 그걸 유통시킬 수 있는 채널을 갖고 있느냐가 결국 전문가 간 격차를 만드는 구조가 됩니다. 

이제 전문가의 병목은 네러티브 세팅에서 나옵니다. 아웃풋으로 변환시키는 곳이 아니라.

첫째. 저는 유료의 양질 사이트들을 결제는 해두고, 사이클마다 몰아서 봅니다.

처음 한 번 결제를 해보고 어떤 내용들이 있는 지 파악한다면, 미리 결제 안해놔도 됩니다.

제가 소비하는 글들이 많긴 합니다. 정치 쪽은 Foreign Affairs, Foreign Policy, The Atlantic, National Review, Mother Jones, Reason, Politico. 경제는 Financial Times, Bloomberg, The Economist, 그리고, 경제 연구소 글 들과 펀드 리포트들. 기술은 Stratechery, The Information, 그리고 Tech VC 블로그. 이 외에도 인문 관련 글이나, 과학 관련 글들이나 여러가지 관심사의 콘텐츠들이 있습니다.

이걸 매일 전부 다 읽으라고 하면, 읽다가 늙어 죽습니다. 저것만 읽어도 돈을 주는 직업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다가가봅니다. 제 전략의 핵심은 “결제를 해두고, 전부 읽지는 않는다”입니다. 구독료를 내는 건 “언제든 접근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거예요. 진짜 필요 없는 것들은 필요할 때만 구독해서 읽습니다.

평소에는 헤드라인과 리드 문단 정도만 훑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지금 세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의 대략적인 지도가 그려져요. 매일 30분이면 충분합니다. 그러다 특정 사이클이 오면.. 이란 긴장이 고조된다거나, 미국 정치에 큰 변화가 생긴다거나? 그때 관련 기사를 몰아서 깊게 읽습니다.

매일 소액을 넣듯 매일 헤드라인을 훑고, 시장이 움직일 때 집중 투자를 하듯 사이클이 올 때 깊게 읽는 방식이죠.

둘째. 좋아하는 기자를 만들고 따라갑니다. 큐레이터를 큐레이팅하는 거죠.

매체를 구독하되, 소비는 기자 단위로 합니다. Foreign Policy를 구독한다고 해서 거기에 있는 모든 기사를 읽지 않아요. 전쟁주의자, 악덕/부도덕이 능력을 뛰어넘은 사람 등 너무 스팩트럼이 다양하거든요.

그래서, 그 안에서 “이 사람이 쓴 글은 항상 읽을 가치가 있다”라고 생각하는 기자 몇 명을 만듭니다.

예를들어, 카림 사자드푸르가 이란에 대해 쓰면 읽어요. 톰 리크스가 군사 전략에 대해 쓰면 읽습니다.

이런 식으로 나만의 “신뢰할 수 있는 기자 리스트”가 생기면, 정보 선별의 비용이 극적으로 줄어들어요. 매체의 모든 기사를 스캔하는 대신, 특정 기자의 새 글만 확인하면 되니까요. 아니면 그 사람의 유튜브 채널을 보거나, 트위터나 스레드나 블루스카이를 볼 수 있습니다.

좋은 기자는 이미 정보를 선별하고 맥락을 붙여서 전달하는 사람이에요. 그 사람을 찾는 게 선행 투자이고, 한번 찾으면 이후의 정보 소비 효율이 계속 올라갑니다.

셋째. 같은 사건을 다른 시각에서 보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National Review(보수)와 Mother Jones(진보)를 같이 봅니다. Foreign Affairs(외교 엘리트)와 Reason(자유주의)을 같이 봐요. 뽑아 먹을 것들이 있거든요. 같은 사건에 대해서 서로 다른 인센티브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어떻게 프레이밍을 하는 지 알아봅니다.

이란 공습을 예로 들면, Foreign Affairs는 지역 질서의 재편에 관련된 렌즈로 읽고, National Review는 힘을 통한 평화의 실현이라는 렌즈로 읽고, Mother Jones는 군산복합체의 수혜에 대한 렌즈로 읽습니다. 거의 모두 사실에 기반하고 있어요. 하지만 강조하는 팩트가 다르고, 프레임이 다릅니다.

![](https://pbs.twimg.com/profile_images/2012370374391205888/xr3s4NOU_normal.jpg)
지오 @geopolythink
(https://x.com/geopolythink/status/2027922050699137092)

네러티브 세팅이란 딱 아래 세가지만 잘 하면 됩니다. 
1. 정보 선별 
2. 프레임 설계 
3. thesis 설정 
   
첫째, 정보 선별은 큐레이션입니다. 
모든 정보가 같은 가치를 갖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이란 공습에 대한 뉴스가 쏟아질 때,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전 이란 외무장관)의 2019년 도하포럼 인터뷰"를 찾고,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전 CIA 국장, 이라크 다국적군 사령관) 딥다이브 인터뷰"를 찾아서 다시 읽어보는 건 아직 AI가 할 수 없는 판단입니다. 

이 두 자료가 왜 중요한지를 아는 건, 그 분야에 대한 축적된 맥락 이해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이 사람의 이 발언이, 지금 이 상황에서 이런 의미를 갖는다"는 판단은 데이터 코밍하는 것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시각에서 나옵니다. 

둘째, 프레임 설계를 해야합니다. 
같은 정보를 어떤 프레임에 넣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글이 됩니다. "작전명이 전쟁의 선택지를 제한한다"로 프레이밍하면 언어 전략적인 분석이 되는거고, "트럼프의 국정연설과 정부 포트폴리오의 모순"으로 프레이밍하면 정치경제 분석이 됩니다. 

프레임이 글과 언어의 가치를 결정합니다. 알파도 여기서 나오고요. 

셋째, thesis 설정입니다. 
결국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의 핵심 문장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작전명은 라벨이 아니라 전략적 약속이다"같은 이건 줄 알았는데, 사실 그게 아니다. 라는 기존 popular belief를 뒤짚을 수 있는 글 전체를 관통하는 한 줄이 필요합니다. 

thesis가 날카로우면 글이 날카롭고, thesis가 평범하면 글도 평범합니다. AI는 정보를 잘 정리하지만, 인사이트 뽑아내는 건 아직 잘 못합니다. thesis가 뭔지 결정하는 건 아직 사람의 영역입니다.

이 차이를 보는 게 네러티브 세팅 능력을 키우는 방법이에요. “아, 같은 사건인데 이쪽은 이걸 강조하고 저쪽은 저걸 강조하는구나. 왜? 그들의 독자가 다르니까. 그들의 전제가 다르니까.” 이 패턴을 반복적으로 관찰하면, 자기만의 프레임을 만드는 근육이 생깁니다.

그리고 하나 더. 이렇게 여러 스펙트럼을 보면 자아가 비대해지지 않아요. 한쪽만 보면 “내가 맞고 저쪽이 틀렸다”는 확신이 강해지거든요. 여러 쪽을 보면 “내 프레임도 하나의 시각일 뿐이다”라는 자각이 유지됩니다. 방구석에서 분석하는 사람들이나 돈 조금 번 사람들에게 가장 위험한 건 자기 시각에 대한 과잉 확신이에요.

헤드라인 읽고, 원본 찾아 읽고, 소화합니다.

구체적인 소비 루틴은 이렇습니다.

매일 헤드라인으로 지도를 그려요. 구독 중인 매체들의 헤드라인과 리드 문단을 훑습니다. 전부 읽지 않아요. “지금 세계에서 무슨 이슈가 움직이고 있는가”의 대략적인 감을 잡는 게 목적입니다. 비가 올 것 같으면 우산을 챙기듯, 특정 이슈가 커지고 있으면 관련 배경 자료를 미리 읽어두는 거예요.

그리고 원본과 소스를 찾습니다. 헤드라인에서 “이건 깊게 봐야겠다”는 주제가 보이면, 기사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원본을 찾습니다. 기사가 인용하는 보고서, 공시, 인터뷰 원문, 데이터 소스. 기자의 원재료를 직접 보는 거예요. 이 습관이 쌓이면 “기사에 안 나온 부분”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몇 달간 소화를 합니다. 읽는 것과 소화하는 건 다릅니다. 소화란 “이 정보가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생각하는 거예요. 이란 경제 분석을 읽으면서 현재 화폐가 붕괴되고 있는 패턴이 과연 베네수엘라와 비슷하나? 비슷하다면 어떤점이 그렇고, 여기서 찾아볼 추가적인 문서가 뭐가 있을까? 라고 연결 지어봐야합니다. 이 연결 작업이 나중에 글을 쓸 때 “남들과 다른 시각”이 됩니다.

그런데, 이 모든걸 해봤자, 내가 축적한 인풋의 상당 부분은 영영 안 쓰입니다. 읽어둔 기사의 70~80%는 직접적으로 글이 되거나 판단에 쓰이지 않아요.

그런데 그게 정상입니다. 주식 포트폴리오에서도 모든 종목이 수익을 내지는 않아요. 몇 개의 종목이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립니다. 정보 소비도 마찬가지예요. 100개를 읽어서 5개가 결정적 순간에 쓰이면, 그 5개가 나머지 95개의 비용을 다 갚습니다.

그래서 “이거 읽어서 뭐에 쓰지?”라는 질문은 아직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쓸모가 보이는 정보만 소비하면, 사건이 터졌을 때 이미 공개된 뉴스에 의존하게 돼요. 남들과 같은 뉴스를, 남들과 같은 속도로, 남들과 같은 프레임으로 읽게 됩니다. 그러면 차별화된 시각이 나올 수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