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의 세계화, 현 위치는?

날짜: 2026-05-03
원문: https://x.com/Breadlee_FRM/status/2050846219380158484


불과 사흘 전, BIS가 하나의 워킹페이퍼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Shifting forces behind RMB internationalization: evidence from the 2025 Triennial Survey.”

직역하자면, “3년주기 서베이를 통해 알아본 위안화 세계화의 동인 변화.”정도?

https://www.bis.org/publ/work1345.pdf

과연 지난 3년의 시간,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위안화의 세계화는 정말 진행되고 있기는 한걸까?

지금부터 알아보자.

해당 연구는 위안화의 세계화에 영향을 미치는 동인들을 시간에 따라,
단기 / 장기 요인으로 분리시켜 이를 토대로 회귀분석을 실시했다.

과거에 이뤄진 연구들은 대부분 실물부문(주로 무역 및 상거래)에서 특정 통화의 거래 비율을 세계화의 척도로 삼았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사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특정 통화의 세계화를 분석하면 결론은 항상 똑같다.
유로던 엔화던 위안화던 할 것 없이 모두 다.

어떤 결론이 나오냐고?

당연히,
“이 국가는 GDP가 세계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으나,
이에 반하여 세계에서 이 국가의 통화거래는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그렇기에 해당 국가 통화의 세계화는 시기상조다.” 라는 식으로 나오겠지.

(어디서 많이 듣던 문과식 해석법이다. 이런 식으로 해석한다면 대영제국이 완전히 망하고 미국한테 패권이 다 넘어간 뒤에나, 드디어 달러의 세계화가 성공했다며 뒷북치는데 그칠 것이 분명하다.)

통계적 오류에 대한…표입니다. 네.

반면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위와 같은 문제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출발했다.

이들은 페트로달러 및 SWIFT하 무역거래 기반은 달러가 세계표준인 상황에서 단순히 실물부문의 거래와 GDP 점유율을 세계화의 척도로 측정하는 방식은 그 자체로 명확한 Bias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연구진이 어떻게 했을까?

방법은 간단했다.

무역부문을 넘어서 다양한 부문을 분석에 활용한 것.
대표적으로는 금융(FX)부문과 정부의 정책적 요인을 더해서 말이다.

(앞선 아티클에서도 말했지만, 미국의 달러패권 또한 실물부문이 아니라, 금융부문의 수요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방식이 더 합리적으로 보인다.)

추가적으로, 각각의 요인들은 통화의 세계화에 끼치는 영향이 서로 다른 시간을 두고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여 연구진은 장/단기 회귀분석을 각각 진행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의 Bias를 제거하기 위하여,
최상위와 최하위 특정 Percentile의 데이터는 제거하여 Outlier가 전반적인 결과물을 좌우하는 위험을 방지했다.
(홍콩과 싱가폴을 가지고 위안화 세계화를 해석하면 당연히 안되겠죠?)

홍콩의 높은 장대를 보라. 왠지 저 데이터를 통계에 쓰면 안될 것이라는 사실은 초등학생도 알 것 같다.

혹, 머리가 아파 오는가?

이해한다.

그러니까 번거로운 공식 등은 뒤로 하고 결과만 빠르게 정리해보자.

(혹시 회귀분석 관련 자세한 방법론과 데이터가 궁금하신 분은 첫 번째 사진의 링크를 타고가서 확인해보 됩니다.)

  1. 단기적 요인들을 기반으로 진행된 회귀분석의 결과는 어땠을까?

일반적으로 특정 통화의 세계화 정도를 분석할 때 자주 사용하는 개념이 있다.

바로 “시장 수렴속도.”라는 개념이다.

이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특정 통화 A가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만약 A가 전세계 평균보다 적게 사용되는 지역에선 어떤 변화가 벌어질까?

처음엔 세계 평균과 괴리가 있을지 모르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전세계의 A통화 평균사용률과, 특정 지역의 A통화 사용률은 수렴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그동안 많은 학자들이 이 수렴의 데이터를 통해 달러 외 통화를 해석해왔다.

경제 블록으로 이뤄진 유럽조차도 이를 벗어날 수는 없었다.

결국 유로화 또한 수렴이 점차 약화된다는 이유로 ‘초반에는 긍적적이었지만 세계화에 실패한 통화.‘로 낙인찍히고 말았다.

(실제로 이런 방식의 해석이 잘못됨을 지적한 연구들 또한 상당히 많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연구들은 대중들 사이 대세로 자리잡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통화 수렴이 이미 성숙된 통화시장에선 약화된다는 것에 대한 논문. 당시 유로와 위안화를 비교했다.

오늘의 주인공 위안화는 어땠을까?

위안화라고 어찌 다르랴?

위안화 또한 전세계 통화 사이에서 사용률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지역별 통화 거래를 통해 데이터를 도출해 본 결과,
수렴은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 단기 분석의 결론이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재미있는 결론이 또 있었다.

데이터가 제거된 Outlier를 비롯하여,
위안화 거래가 원래 많았던 지역의 데이터는 정 반대의 결론을 말한 것이다.

해당 지역에서 위안화 거래는 오히려 영향력이 더 강화되며 전세계 나머지 지역과 발산되는 모습을 강하게 보여줬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이 단기 회귀분석의 데이터를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옳아 보인다.

전세계에서 수렴현상이 약화된 것을 보니, 위안화 세계화 대실패다(X)

관세 이후 블록화 된 세계에서 위안화의 사용빈도가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O)

(전세계에서 사용률이 크게 늘어났는데, 정작 해당 블록 외에는 크게 늘지 않았다면? 이는 기존 사용 국가들 내에서 상관도가 엄청 커졌다고 해석하는게 올바르겠죠?)

  1. 장기 회귀분석의 결과는 어땠을까?
    장기 분석의 결과는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정책적 요인’의 영향력이 장기적으로 매우 컸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국가 주도의 경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고 말이다.
시장을 이기는 국가는 없다고 배워왔고, 실제로도 대부분 그렇게 흘러가니까.

그러나 위안화는 조금 달랐다.

국가가 나서서 시장을 조성하기 시작하자,
놀랍게도 위안화를 사용하는 국가들의 결집도가 더 강해졌다.

2025년 엄청난 성장을 보인 E-CNY등의 시스템이 가져온 결과였다.

이를 현실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금방 수긍이 된다.

어차피 해당 국가들은 자국 통화에 대한 미련이 별로 없을 터이기 때문.
달러든 위안화던…
그 국가의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구매력을 보존해 줄 대체통화였을테니까.

그리고 놀랍게도 최근 1년 사이를 보면,
달러보다 위안화가 이 부분에서 더욱 강점을 보이고 있는게 사실이지 않은가?

실제 달러-위안 환율을 보면 명확하다. 과거 파운드-달러가 보여준 것처럼.

결국 이를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다.
CBDC / M-Bridge 등의 체계가 퍼지면 퍼질수록, 다극화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파이는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단기 회귀분석의 결과 위안화의 단기 수렴도가 약해졌다는 결론이지만, 만약 CBDC와 같은 시스템을 위안화 이용도가 낮은 지역에서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될까? 장기적으로 수렴도는 다시 강해지며 위안화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특히, 이란 전쟁 이후 위안화의 사용도가 일반인들에게까지 뉴스가 나올 정도로 커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생각해본다면…

그리고 이런 변화가 내년에 데이터로 나올 때면?

어쩌면 엔화를 제껴버릴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홍달과 싱달도 사실상 위안화라는 점을 생각하면, 엔화 점유율까지 얼마 안남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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