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 [IMAGE_01] - X (202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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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스 26-04-05 https://x.com/dons_korea/status/204036493681224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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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는 지금 버블인가? 2026년이 시작된 지 석 달이 지났다. 코스피는 연초 대비 27.6% 올랐다. 지수는 5,377이다. 어지간한 사람들은 “많이 올랐네”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골드만삭스 리서치팀은 지금 이 시점에 이런 문장을 썼다. “코스피 선행 PER은 현재 역사적 평균 대비 -2.0 표준편차 수준이다.”

이게 무슨 뜻인가. 코스피가 27% 오른 게 맞는데, 밸류에이션은 오히려 역사상 가장 싼 구간에 들어와 있다는 얘기다. 이 역설을 이해하는 순간, 지금 한국 시장이 왜 이토록 헷갈리는지 보이기 시작한다. DONS 구독자용 레터를 전체공개합니다. 두 개의 숫자, 완전히 다른 이야기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3월 말 기준 7.58배다.

역사적으로 이 숫자가 이 수준까지 내려온 적이 세 번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6.3배), 2011년 유럽 재정위기(7.6배), 2018년 미중 무역전쟁(7.7배)이다. 지금 7.58배는 이 목록에 네 번째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핵심은, 이전 세 번의 공통점은 무엇이었나… 모두 실적이 무너지고 있었다. 기업들이 돈을 못 벌고 있었기 때문에 주가가 싸 보였던 게 아니라, 진짜로 싸게 팔렸던 거다. 지금은 다르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가 이번 주에만 2.9% 상향됐다. 3개월 누적으로는 56% 올랐다. 6개월 누적으로는 102%다. 반도체 섹터만 떼놓으면 2026년 EPS 전망치가 6개월 만에 258% 개선됐다.

주가가 오르는 동안 이익 전망이 주가보다 훨씬 빠르게 올랐다는 얘기다. 그래서 밸류에이션이 오히려 압축됐다. 이건 버블의 문법이 아니다. 적어도 골드만삭스의 언어로는… 그런데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다른 말을 한다. BofA의 글로벌 버블 리스크 지표에서… 코스피는 브렌트유 다음으로 0.9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버블 임계선은 0.8이다. 코스피는 이미 이것을 넘어서 있다. 골드만삭스는 싸다고 하고, BofA는 위험하다고 한다. 어느 쪽이 맞는가. 둘 다 맞다. 측정하는 게 다를 뿐이다. 골드만삭스는 이익 대비 가격, 즉 PER을 봤다. BofA는 가격이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멀리 달렸는가를 봤다. 가격 이동의 속도와 추세 이탈의 크기다. 코스피는 저점 대비 176% 올랐고, 그 이후에도 65% 더 올랐다. 이 상승 속도만 놓고 보면 버블의 역학과 구분이 어렵다. 비유를 쓰자면 이렇다. 치킨집 하나가 있다. 10년 전 월 순이익 100만 원짜리 가게를 1억에 샀다. 지금 이 가게는 월 3,000만 원을 번다. 가격은 2억으로 올랐다. 이익 대비로 보면 10년 전보다 훨씬 싸다. 그런데 이 가게 앞에 두 달 만에 긴 웨이팅 줄이 생기고, 프리미엄이 붙고, 권리금이 두 배로 뛰었다면… 이건 또 다른 얘기다. 이익은 정당하지만 기대가 이미 가격에 많이 담겼다. 골드만삭스가 보는 건 이익 대비 가격이고, BofA가 경고하는 건 이 기대가 쌓이는 속도다. 여기서 한 가지를 더 얹어야 한다. 브렌트유가 BofA 버블 지표 1위다. 버블 스코어 1.0에 가장 가깝다. 그리고 그건 단순한 투기가 아니다. 이란과 미국 사이에 실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WTI는 3개월 만에 94.3% 올랐다.

배럴당 112달러다. 한국은 세계 5위 원유 수입국이다. 원유 수입의 7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만약 이 분쟁이 장기화되고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코스피의 이익 계산은 근본부터 흔들린다. 에너지 비용이 오르면 기업 원가가 오르고, 원가가 오르면 이익이 줄어든다. 이익이 줄면 지금 7.58배짜리 PER은 더 이상 싼 숫자가 아니게 된다. 골드만삭스가 설정한 5,100 하방 시나리오는 이익이 33% 하향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인데, 유가 장기 고점이 현실화되면… 이 33%가 보수적인 숫자가 될 수도 있다. BofA 버블 지표에서 1위와 2위가 브렌트유와 코스피라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이 두 자산은 지금 같은 사건의 서로 다른 얼굴이다. 하나는 전쟁의 수혜를 받았고, 다른 하나는 그 전쟁의 잠재적 피해자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빼간 돈이 56,942억 원이다.
이걸 단순히 “차익 실현”으로 읽으면 안 된다.
달러로 계산하는 외국인 입장에서 원화가 연초 대비 4.7% 약세다.
KRW 기준 27.6% 수익이 USD 기준 21.8%로 줄어든다.
그런데 유가가 배럴당 112달러이고, 한국은 이 에너지를 수입해야 하는 나라다.
경상수지 압박, 원화 약세 추가 가능성, 기업 원가 상승,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간에서 외국인이 헤지 포지션을 쌓는 건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다.
한국 Equity Risk Barometer가 -2.0을 기록하며 극단적 위험 회피 구간에 진입해 있다.
VKOSPI는 6080까지 치솟았다.
마진론 잔고는 33조 원에 근접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쌓는 동안 외국인은 빠져나가고 있다.
이 구조는 충격이 왔을 때 낙폭을 증폭시킨다.
그러면 두 지표를 동시에 읽으면,
지금 코스피를 둘러싼 두 개의 팩트가 있다.
골드만삭스의 팩트는,
이익 대비 가격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싼 수준이다.
반도체 이익 사이클이 살아 있고, ERLI 모델은 향후 3개월 추가 상향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본다.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평균으로만 회귀해도 목표 지수 7,000이 나온다.
BofA의 팩트는,
가격 상승 속도와 추세 이탈의 폭은 버블 임계선을 넘어서 있다.
그리고 이 버블의 1위가 바로 한국이 가장 의존하는 에너지인 원유다.
두 가지가 동시에 팩트인 시장에는 이름이 있다.
펀더멘털은 싸지만 기술적으로 과열됐고,
매크로 리스크가 이익 사이클을 위협하는 시장이다.
이런 시장에서 단기적으로는 급격한 조정이 나온다.
트리거 하나, 호르무즈 봉쇄 소식, 반도체 수요 급감 신호,
달러 급등 중 어느 것이든 2025% 급락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다.
마진론 33조 원이 이 뇌관이다.
그러나 이익 사이클이 버텨준다면, 조정이 기회가 된다.
시장은 지금 이 판단을 두고 외국인과 개인이 반대 방향으로 베팅하는 중이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버블은 이유 없이 오를 때 만들어진다.
지금 코스피가 비싸게 느껴진다면…
이익보다 가격이 빠르기 때문이 아니라 리스크를 처리할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일 수 있다.
역사적으로 이 밸류에이션 구간에서 이익 사이클이 꺾이지 않은 채 팔았던 사람들은…
틀렸다.